일본은 발행 시작, 미국은 패권 장악…스테이블코인 경쟁, 한국만 '제자리걸음'?
"요즘 친구들 만나면 온통 이더리움 전망에 코인베이스 주가 얘기뿐이야." 얼마 전 휴가를 다녀온 지인의 말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만 들렸던 '디지털 자산'이 이제는 우리의 일상 대화 주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바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다른 코인과 달리, 1코인이 1달러(또는 1원)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로 주목받고 있죠.
그런데 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일본은 법 정비를 마치고 발행을 코앞에 뒀고,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패권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하고 논쟁만 거듭하는 모양새입니다. 머뭇거리는 사이 글로벌 금융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한·미·일 삼국의 현재를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 일본: 법부터 만들고 시작! 'JPYC' 출격 대기
'금융 갈라파고스'라 불리던 일본의 변화가 가장 매섭습니다. 일본은 이미 2023년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단순히 논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먼저 정비하고 실행 단계로 넘어간 것이죠.
그 첫 번째 주자가 바로 올가을 발행을 앞둔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JPYC'**입니다. JPYC는 '1 JPYC = 1엔'의 가치를 유지하며, 발행액의 101% 이상을 은행 예금과 일본 국채로 안전하게 보관할 의무를 가집니다. JPYC의 CEO 노리타카 오카베는 **"스테이블코인은 국채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일본 국채 시장의 새로운 핵심 수요층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이미 JPYC는 향후 3년간 1조 엔(약 9.4조 원)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제 송금, 기업 결제, 디파이(DeF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입니다. 한국의 아이티센 같은 발 빠른 기업들도 JPYC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엔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 미국: 달러 패권을 디지털로! '사다리 걷어차기' 전략?
사실상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패권은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 **테더(USDT)**와 **서클(USDC)**이라는 두 거대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이들은 모두 달러에 가치를 연동합니다.
미국 입장에서 이는 '꽃놀이패'나 다름없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이용자에게 받은 달러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미국 국채**를 사들입니다. 실제로 테더가 보유한 미국 단기 국채 규모는 한국이나 독일 정부보다도 많을 정도입니다. 최근 중국 등 여러 나라가 미국의 막대한 부채를 우려해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는 와중에,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른 셈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GENIUS 법안'**은 이러한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합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반드시 100% 이상을 단기 국채나 현금성 자산으로 담보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죠.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 국채 수요를 강제하여 '디지털 달러'의 영향력을 키우는 다분히 전략적인 수입니다. 마치 자신들이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다른 주자들의 진입을 막는 듯한 모습입니다.
🇰🇷 한국: '준비자산' 논쟁에 발목 잡힌 원화 스테이블코인
이러한 글로벌 격변 속에서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아직 '시작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지만, 세부 설계, 특히 '무엇으로 가치를 담보할 것인가'라는 **준비자산**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자본시장연구원: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국가 신용을 담보하는 **단기 국채 발행**이 필수적이다.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 한국은행: "섣부른 단기 국채 발행은 오히려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대안으로 **통화안정증권**을 활용하자."
물론 신중한 접근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핵심적인 문제에 대한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이, 글로벌 디지털 금융의 질서는 이미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결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나 단순한 가상자산 실험이 아닙니다. 이는 각국의 통화 정책, 국채 시장, 나아가 **달러 패권**과 같은 거시 경제와 직결된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가 | 현황 | 전략 |
---|---|---|
🇯🇵 일본 | 제도 완비, JPYC 발행 예정 | 국채 수요 창출, 디지털 금융 선도 |
🇺🇸 미국 | 민간 주도 시장 장악 | 디지털 시대의 달러 패권 강화 |
🇰🇷 한국 | 도입 논의 및 준비자산 논쟁 | 방향성 모색 단계 |
물론, 우리가 미국의 기축통화 지위나 일본의 선제적인 제도 정비를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도 없습니다. 하루빨리 사회적 합의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방향성을 정하고, 다가올 디지털 금융 시대에 우리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공유해주세요!